올해는 갑오년, 말의 해이다. 특히 청말띠의 해로 도약의 의미를 갖는다고 하는데...
영화에서도 말을 소재로 한 작품들이 자주 눈에 띈다.
말을 통해 다양한 스토리를 전해주는 영화,
어떤 작품들이 있는지 스포츠동아 윤여수 기자와 함께 알아보자.
Q) 말을 소재로 한 영화, 우선 [각설탕]이 떠오른다.
A) [각설탕]은 2006년 이환경 감독의 연출로 임수정이 주연한 영화이다. 제주도에서 자라나 유난히 말을 좋아한 주인공이 여자 기수로 나서면서 어릴 적 분신처럼 지냈던 말과 함께 경마대회에 출전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인데...말이 거의 주연급으로 등장한 흔치 않은 영화라고 할 수 있겠다. 개봉 당시 대박은 아니었지만 적지 않는 관객의 호응을 얻었던 작품으로 기억된다.
Q) [각설탕]은 극중에 등장하는 말이 각설탕을 좋아한다는 설정으로 지어진 제목이었다.
A) 기본적으로 말은 단 음식을 상당히 좋아한다고 한다. 실제 경마 기수들의 경우에도 항상 각설탕을 갖고 다니면서 말을 칭찬할 때 준다고 한다. 영화 [각설탕]에 등장하는 천둥이라는 이름의 말 역시 마찬가지 설정이었는데...이 천둥이는 실제로는 2006년 당시 부산경남경마공원에서 소속된 경주마 천만돌파라는 이름의 말이다. 영화가 개봉된 이후인 2007년 숨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는데...특히 [각설탕]에서는 이 천둥이가 태어나는 장면이 등장하는데...2005년 영화 촬영 도중 벌어진 실제 상황이었다고 한다. 천둥이의 실제 이름인 천만돌파란 이름은 [각설탕]의 주연배우 임수정이 직접 지은 이름이라는 뒷이야기도 있다. 영화 촬영을 하는 도중에 태어난 말에 대한 축복과 영화 흥행에 대한 기원을 담았다고 한다.
Q) 이환경 감독은 [챔프]라는 영화도 연출했다. 마치 [각설탕]의 후속편 느낌이다.
A) [챔프]는 2011년 차태현이 주연한 작품이다. 절름발이 경주마 루나의 실화를 모티브로 삼은 작품이었는데...이 루나는 '천장골관 인대염'이라는 질병을 진단 받은 바 있어서 경마사상 최저가에 낙찰되었지만 마주와 조교사의 보살핌으로 이후 국내 유수의 경주에서 13번이나 우승하면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만큼 영화의 소재, 특히 역경을 딛고 일어서는 말의 이야기가 많은 관객의 지지를 얻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심지어 마지막 은퇴 경주에서도 선두의 말을 0.1초 차이로 제치고 역전승하기도 했다는데...영화는 한때 최고의 기수였지만 사고로 시력을 잃어가는 기수와 한때 최고의 경주마였지만 역시 상처를 안고 있는 경주마가 벌이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같은 운명에 놓인 인간과 동물이 서로 교감해가는 이야기가 영화적 소재로서 안성맞춤이었던 셈이다.
Q) [각설탕]이나 [챔프] 같은 영화는 인간과 동물의 교감이라는 큰 주제 아래서 이야기를 펼쳐가는데...또 김태희와 양동근이 주연한 [그랑프리]라는 작품도 있는데...역시 경주마와 인간의 이야기다. 말 특히 경주마가 등장하는 영화인 만큼 말이 내달리는 속도감을 표현하는 것도 쉽지 않았을 것 같다.
A) 경주마들이 펼치는 박진감 넘치는 레이스를 스크린에 담아내기 위한 노력도 말씀하신 것처럼 쉽지는 않은 것 같다. [챔프]의 경우에는 제작진이 국내외 경마 자료들을 아주 세밀하게 분석한 뒤에 이를 통해 실제 경주와 같은 시뮬레이션을 실행했다고 한다. 이 시뮬레이션 작업도 상당수 진행해야 했을 만큼 동물인 말을 내세운 촬영이 쉽지 않았는데...특히 말은 질주 본능을 지니고 있어서 이를 통제하는 것도 힘겨웠다고 한다.
Q) 말은 할리우드에서도 주요 소재로 등장하기도 한다. 할리우드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역시 말을 소재로 한 영화를 선보인 바 있다.